서평

[서평] 글의품격 : 이기주

@withgol 2021. 12. 31.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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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곧 하나의 문장이다.

이기주 작가의 소개글이 참 맘에 든다.

말을 아껴 글을 쓴다.

쓸모를 다해 버려졌거나

사라져가는 것에 대해 쓴다.

엿듣고 엿본 것을 기록하기 좋아한다.

책과 사람을 평가하기보다 음미한다.

타인의 세계를 존중할수록

내 세계도 깊어진다고 믿기에.

가끔은 어머니 화장대에

담담히 꽃을 올려놓는다.

글과 삶은 어느 순간 하나로 포개진다.

때론 내가 글을 쓰는게 아니라

글이 나를 쓰는 게 아닐까.

한권의 책 안으로 들어가는 문은 하나지만 밖으로 나오는 문은 여럿이 아닐까 생각한다.

책 안에 다양한 샛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상의 모든 것이 배움의 원천이다.

삶을 온전히 글로 옮기려면, 마음에 울려퍼지는 희망과 환희뿐 아니라 울음과 함께 터져나오는 통곡과 절규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누군가를 사랑할때, 상대의 미소만이 아니라 눈물까지 살펴야 하는것처럼 말이다.

처음 :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순간

어차피 평생 기억 속을 헤매야 한다면, 난 이미 기억에 배어 있거나, 언제가 기억으로 전환될 삶의 희로애락을 몽땅 책으로 옮기고 싶다.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기억은 문장을 이끌어내는 글쓰기의 원천이 된다. 게다가 기억이라는 잉크는 흘러넘칠 순 있어도 마르지는 않는다.

기억과 어울리는 동사는 ‘잊다’가 아니라 ‘접다’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기억만큼은 종이학처럼 곱게 접힌 채 마음속 한구석에 보관되니 말이다.

마음의 밑바닥에 접어둔 기억은 살아가는 동안 숱한 계기에 의해 수없이 되살아난다.

프랑스의 수필가 도미니크 로로는 <심플하게 산다>라는 책에서 “우리는 공간을 채우느라 공간을 잃는다”라고 했다. 어디 공간뿐이랴. 우린 종종 문장을 채우느라 문장을 잃는다. 욕심이라는 손잡이 없는 칼을 필사적으로 허공에 내두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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